신비의 섬 스튜어트아일랜드 Stewart Island (2006년 5월 작성)
11-04-13 06:11 1790

오랜 준비 끝에 스튜어트섬(Stewart Island)을 다녀왔다.  뉴질랜드의 세번째 섬. 싱가포르 정도의 넓이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민은 400명밖에 되지않아서 키위들 사이에서도 신비의 섬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였더니 모두들 부러워하는 눈치이다.  교민들은 물론이고 키위들도 대단한 장도에 부러워하면서 좋은 여행을 빌어준다. 아니 부러워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곳 너무 좋은 곳이라면서 그곳에 가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라고 코치해준다.  자신도 가고 싶지만 함께하지 못 한다고 아쉬워 하면서  우리의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과 체력에 제한이 있는지라 모든 것을 하기는 어렵고 간단하게 그곳의 분위기만이라도 느끼려고 노력하였다.

 

스튜어트섬은 가장 마지막으로 20023월 뉴질랜드의 1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RAKIURA 국립공원이라고.  그 말의 뜻은 빛나는 하늘의 땅(The land of Glowing Skies) ”이란다.  이름의 유래를 모르는 사람도 섬하늘을 덮는 저녁노을을 보면 모두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리라.  국립공원 지역은 이 섬의 85%지역을 커버하는 16만 헥타르의 면적이다.  이 국립공원은 남북섬들에서는 볼 수 없는 맑은 물의 패터슨인렛(Paterson Inlet)와 서해안의 모래언덕(Dune)과 절벽들, 북부지역의 커다란 나무들의 우거진 우림숲(Rimu, Kahikatea, Totara)과 남부지역의 모래밭, 황무지 풀밭, 습지, 관목지역의 대조적인 식물분포가 보호의 필요성을 커져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대부분의 지역이 자연 그대로인 뉴질랜드 중에서도 자연 그 자체이다 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현지여행사의 포스터에 나온 표현처럼 자연의 보호구역 “Nature’s Sanctuary”.

 

우리는 밴으로 블러프까지 가서 쾌속페리를 타고 한시간을 달려 섬으로 건너갔다.  워낙 멀미 심하기로 악명이 높은 바다라서 잔뜩 긴장을 하였는데 어르신들이 여행하는 것을 아는 듯 내내토록 조용한 바다가 승객들을 편안하게 여행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육지에서 떨어진 거리는 35킬로미터 밖에 되지 않지만, 험한 바다에 의해 갈라져 있어서 오랫동안 단절되어 있었다.  그래서 일단 섬에 들어가게 되면 마치 문명을 떠나 오지로 들어선 듯하다.  아직 초라한 집들의 모습과 사람들의 행색이 그런 느낌을 부채질한다.   블러프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안개에 싸인 스튜어트섬의 모습이 그런 느낌을 더했는지도 모르겠다.

 

스튜어트섬의 입구인 오반(Oban, 어른신들은 육반이 아니라 오반이란다.) 부두 앞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어갔다.  냉장고에서 생수를 찾으니 펌프(Pump)말고 못 보던 물병이 있다.  라벨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STEWART ISLAND RAIN WATER.  뉴질랜드 각지의 물들을 맛보는 대회에서 2005년과 2006년 당당히 1등을 차지한 물이다.  마을 사람들이 직접 기획을 하여 만들었고 마을의 기금을 마련키 위해 판매한단다.  마을 중앙에 있는 학교와 커뮤니티센타 건물의 지붕에 모이는 빗물들을 홈통으로 이동시켜서 한데 모으고 간단한 정수를 거쳐서 병에 담았다. 내리는 빗물을 그대로 마실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이 아닐까.  주변에 다른 오염원이 없고 깨끗한 남섬에서도 35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서 그나마 육지의 불순물들이 미쳐 섬에까지 미칠 수 없기에 이런 발상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여러곳의 숙소들 중에서 친절하게 상담해 준 Kaka Ridge Lodge 로 결정을 하고 집안에 들어서 보니, 어르신들 눈이 휘둥그래졌다.  아니 똘이아빠 왜이러는거야 하면서 놀라신다.  이전에 시드니에서 머물렀던 초라한 숙소에 무척 실망하셨던 기억이 오래 남으시나 보다.  작년 12월에 준공하여 지금까지 약 5달 정도 손님을 받았었으니 거의 새집이나 마찬가지다.  방명록에 보니 일본인 일행이 극찬의 말을 남겼다. 거실에서 내려다보는 하프문베이(Halfmoon Bay)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의 위치에 따라 그 빛깔이 변하면서 마음까지 아름답게 물들여 주었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답게 저녁무렵에는 사나운 비가 쏟아졌다.  그러나 아침에는 우리의 방문을 알아서인지 언제이냐는 듯이 맑게 개었다.  손님들을 반기듯이 키아(Kea)새 한마리가 데크에 와서 재롱을 피운다.  어르신들이 신기해 하면서 빵과 과자들을 주신다.  원래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데, 감히 나서서 말리지를 못하였다.  언제 다른 곳에서 자연상태의 새와 이런 만남을 만들 수 있겠는가.  어르신들의 호기심과 재미를 위해 수고하는 키아새에게 모처럼의 포식을 할 기회를 주었다. 

 

여기저기 거리에 너부러져 있는 커다란 전복껍질에 치기가 발동하여 어른들을 모시고 골든베이(Golden Bay)로 나갔다.  마침 물도 빠지고 해서 제법 바위들이 드러나 있었다.  열심히 바위틈을 살피며 두리번거리기를 20여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이 정도의 위치라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으니 그 흔한 전복이라도 남아 나질 못하였을 것이다.  다음 기회에 이섬을 찾으면 그때는 아예 인적이 없는 곳으로 배를 타고 들어가서 한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낚시도 하고, 전복도 줍고, 홍합도 따고 하면서 지내 보고 싶다.  시간이 허락되어서 할 수만 있다면……  야생사슴도 많다는데 사냥도 한다면 글자 그대로 원시생활 그대로 일텐데, 사냥도구가 없으니 그건 안 되겠고……

 

이번에는 중심마을 오반(Oban)에서 4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리베이(Lee Bay)에서 시작되는 트래킹코스로 들어가 보았다.  해안을 따라서 잘 정리된 코스라서 걷기가 부담스러운 분들도 쉽게 트래킹에 나설 수 있었다.  45분 정도 걸으니 리틀리버(Little River)라는 이름의 쉬는 장소에 이르렀다.  잔잔한 개울이 이리저리 휘어지다가 바다와 만나는 그곳에는 고요만이 남아 있었다.  우리 일행이 어지럽게 흩어놓은 발자국이 그 고요를 방해하는 것 같아서 조용히 사진 몇장만 찍고 이내 서둘러 그 곳을 뒤돌아 나왔다.  우리가 걸은 거리는 단지 편도 1킬로미터 정도의 거리였지만 도중의 나무들과 해안의 풍경들이 우리를 충분히 즐겁게 해 주었다. 

 

이 트래킹코스의 초입인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지점에는 스튜어트섬과 MAINLAND인 남섬을 연결시키는 쇠사슬 조형물이 묵직하게 놓여 있다.  제작의도는 섬과 육지와의 오랜 연관성에서 만들어졌다는데 왠지 내 눈에는 숨겨진 자연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자물쇠로 잠가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변으로 멀리 가지 않더라도 섬의 유일한 주거지인 오반(Oban)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잘 갖추어진 인포메이션센타(Information Centre), 다양한 크래프트샾(Craft Shop), 작은 박물관과 전시관, 피쉬앤 칩스, 교회 등등 가벼운 마음으로 걸으면서 섬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안성마춤인 곳들이 옹기 종기 모여 있다.  만나는 사람들도 뭍에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친절하고 정감있게 인사를 해주니 편한 마음으로 도움을 청하고 얘기를 걸어도 답변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미처 충분한 시간계획이 없어서 트래킹을 하지는 못하였지만, 역시 이섬에서는 트래킹이 최고의 액티비티이다.  전체 245킬로미터의 워킹트랙이 트래커들의 파라다이스를 연출하고 있다.  간단한 오반마을 주변의 트랙에서부터 일주일 넘게 걸리는 North-west Circuit Track, Southern Circuit Track까지 여러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트래킹코스가 미치지 못하는 섬의 남쪽 절반은 사람의 발이 닿지 않은 곳으로 남아 있단다.  사람들의 접근을 거부하는 자연의 마지막 숨겨진 비밀장소라고나 할까.  그런 곳은 아마도 세상 끝날까지도 열리지 않고 비밀속에 묻혀 있으리라.

다음에 이섬을 찾을 때는 2~3일 일정의 Rakiura Track을 도전해 볼 생각이다. 주거지인 오반에서 해안과 숲속을 따라 30여킬로미터의 코스로 되어 있는데, 산장(Hut)이 잘 되어 있어서 편히 야영을 할 수 있단다.  고요한 밤에 뉴질랜드의 야생새들이 노래하는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한다면 아마도 평생 못 잊을 추억거리가 될 것이기에……

 

섬까지 이동할 때 시간을 절약하려면 인버카길공항까지 비행기로 이동하고 다시 공항에서 섬까지 운행되는 경비행기편을 이용할 수도 있다.  비용도 아주 비싼 편은 아닌데 경비행기회사 경영주인 Barry가 자세히 안내해 주면서 많은 한국인들에게 소개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페리는 동절기에는 하루 두번 왕복하는데 시간은 1시간이 소요되고 비용은 왕복 $94이다.  인버카길공항에서 스튜어트섬까지의 경비행기 운항은 하루 세차례 정기운항하는데 비행시간은 20분이며 비용은 왕복 $155이다.  쉽고 편하게 하늘에서 섬을 구경하면서 날라갈 수 있으니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섬에서 머물 장소는 럭셔리한 숙소에서부터 백패커숙소까지 다양하다. 별장들을 숙소로 제공하기도 하는데 인원에 관계없이(10인 정도까지) 일박에 $500~600하니까 두세가정이 함께 여행을 하면 즐겁고 편하게 여행할 수 있겠다.  모텔의 경우 2 1실이 $180~250정도하고, 백패커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박당 $35정도에 침대를 빌릴 수 있다.

 

 패터슨인렛(Paterson Inlet)은 프레쉬워터 밸리(Freshwater Valley)에서 내려오는 맑은 담수가 채워지면서 바닷물이면서도 담수에 가까운 영양분이 많은 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다보니 많은 해저생물들이 최상의 조건속에서 생활하게 되고 귀한 빛깔의 전복진주를 비롯하여 다양한 어군을 만나게 된단다.  특별히 이곳의 가장 큰 섬인 울바섬(Ulva Island)은 자연보호청의 노력으로 새들을 해치는 천적이 전혀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아서 뉴질랜드의 보호받는 새들이 안전하게 야생에서 생활하고 잇다.  시간을 내어서 보트로 섬에 들려 자연상태의 키위도 만나고(운이 좋으면), 카카포의 소리도 들어보면 좋을 것이다.

또다른 액티비티는 해상스포츠이다.  낚시, 스노클링, 카약킹 등등 바로 이 패터슨인렛의 고요한 바다에서 자연과 하나되면서 수확의 기쁨도 찾는 시간은 스튜어트섬 방문의 매력을 한층 더해 줄 것이다.  낚싯배 대여와 장비대여도 적절한 비용으로 섬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워낙 많은 방문객들로 숙소와 트래킹산장을 얻기가 힘들고 비용도 비싸다고 하니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계절에 뉴질랜드의 진정한 고요를 찾아서 길을 나서볼만 하다.  그런 분위기를 즐길 줄 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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